인수위,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추진
임대인협회 "시장 정상화 골든타임"
"주택공급 확대 측면 긍정적 작용"
"갭 투기 수요 억제책 방안 나와야"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임대차시장을 뒤흔들 만한 민간등록임대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부활 카드를 꺼내들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민간등록임대와 뉴스테이가 주택공급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해 임대차시장 안정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관련 제도들이 단기적으로 그치는 선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과 여러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3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수위가 최근 민간등록임대·민간임대주택 활성화와 뉴스테이 부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차기 정부는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임대차 3법’의 폐지·축소를 포함한 주택임대차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면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어 단기 방안으로 등록임대 활성화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주택임대시장을 정상화하고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겠다며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에 대한 등록임대 부활을 공약했다.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배제 및 양도소득세 중과세 배제 등 세제 혜택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수위는 비아파트·소형아파트 중심의 매입임대를 점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기금의 출자·융자 확대와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임대 확대를 위한 공공택지 제공 방안,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제도를 활용한 지원 강화 방안도 포함된다.
특히 인수위는 뉴스테이 부활 가능성도 내비쳤다. 뉴스테이는 지난 2015년 도입된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민간사업자가 기업형 임대아파트를 조성한 후 해당 주택을 8년 간 안정적으로 임차인에게 공급한다. 뉴스테이가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특혜와 개발이익을 안겨준다는 지적을 받자 문재인 정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정책’으로 개편했다.
현 정부는 오락가락한 민간임대사업 정책을 펼쳐왔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 시절 등록임대사업자에게 각종 세제·대출 혜택을 주면서 등록임대 활성화 정책을 폈다. 이후 집값이 상승하자 정부는 임대사업자들이 집값을 올린 주범이라며 각종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지난 2020년 7·10 대책에서 주택임대사업 기등록자(단기임대 및 아파트임대 유형)의 경우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면 등록을 자동으로 말소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이 시행됐다. 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주택 유형의 단기매입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매입임대(8년) 제도가 폐지된 바 있다. 아파트를 제외한 장기매입임대는 의무임대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됐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지난달 30일 인수위가 발표한 민간임대등록·민간임대주택 활성화 추진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협회는"수많은 사업자와 임대주택이 사업 지위를 상실했음에도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전·월세마저 폭등해 많은 국민이 주거 문제로 고통받게 됐다"며 "등록주택임대사업 제도는 주택가격 상승세와 연관성이 낮았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임대차 시장 정상화의 골든타임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임대차3법 개선과 등록임대·민간임대주택 활성화는 시장의 불안 요소를 효과적으로 잠재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공급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공급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공공이 관여하는 방식인 기존 임대주택은 임대료가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인상폭에 상한이 적용되는 등 규제가 있어 민간사업자에게 선호되지 않았지만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임대사업자를 재도입하는 방안이 단기에 실행 가능하다면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세 등을 사실상 완화하는 조치로 작용할 것"이라며 "종부세와 양도세를 직접 수정하기 전에도 시장 효과 유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방안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제도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갭 투기 수요 증가 등 시장 부작용을 잠재울 만한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어 제도 활성화를 중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완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갭 투기 수요 억제책과 임대사업자들 혜택 부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임대인에게 적정한 임대수익률을 보장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통해 임대기간을 장기적으로 유도할 만한 보완책들이 세밀하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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